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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한 생각의 묘용, 일상에서 써 먹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겠지요? )
어떤 스님께서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통지를 받고서, 속가의 집으로 갔습니다. 가서는 산소를 쓰기 위해 아버님의 관을 이끌고 발 가는 대로 갔습니다. 그런데 가다가 딱 멈춰서지는 곳에 아버님을 묻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스님께서 한발 한발 땅을 딛고 때문에 발이 딱 멈춰진 곳 그 자리가 그대로 법이요 좋은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나쁜 곳이라 해도 좋은 곳이라고 딱 지적하면 좋아지고, 아무리 좋은 곳이라 해도 저 자리는 안되겠다 한다면, 아무리 좋은 데에 묘자리를 썼다 해도 그 집안은 아주 안되게끔 되는 이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그 한 생각의 도리가 깊고 깊고 또 깊어서 그렇게도 광대무변하고,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그러한 법도리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법도리라고 하기 이전에 우리가 그냥 부처님 법이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은 그 말조차도 붙을 수 없는 자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설사 어떠한 경우에 맞닥뜨렸다 해도 하나도 걱정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비록 나쁜 꿈을 꾸었다 하더라도 나쁜 꿈을 꾸게 한 것도 거기에서 한 것이니까 좋게 꿈을 꾸고 살게 할 수 있는 것도 거기지 하고 한 생각 돌릴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울퉁불퉁한 험한 길을 잘 운전하고 탈없이 넘어간 것과 같읕 것입니다.

그러니 한 생각을 잘 낸다, 돌린다 하는 것은 바로 운전을 잘하는 이와 같습니다. 그래서 마침 일이 좋게 이루어졌다면 ‘아, 좋게 한 것도 거기지. 참 감사하구나!’하고, 또 일임하여 맡겨 놓을 수 있는 그런 살림살이라면 여러분들은 살림살이 하면서도 그대로 참선하는 것이요, 행선하는 것이요,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생활이 바로 길입니다. 길???. 만약 여러분이 이렇게만 지낼 수 있다면 여러분은 곧 여여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솟아오르고 내 집안이 망한다 해도, 모두가 바가지 들고 얻어 먹으러 다닌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한 마음의 태도가 바로 물러서지 않는 믿음이요, 믿는다 안믿는다도 없는 믿음이요, 그래서 원력이 되는 것입니다. 원력, 그것이 바로 능력입니다. 지혜입니다. 영원한 빛이요, 영원한 밝음입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 앉아 계시는 모든 신도님 여러분들께 다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들은 왜 믿지 않습니까? 또 믿는다면 왜 실천을 해보지 않습니까? 왜 행을 하지 않습니까? 한다 하면 모든 것을 걸고 한번 해보는 그러한 배짱, 당당한 포부가 좀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좀 안다는 사람은 알아서 더 못 나가고, 모른다는 사람은 알려고도 하지 않아서 더 못 나가니 이 일을 어쩝니까?

... 1989년 8월 20일 법문 중에서 < 회보 2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