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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 용광로와 같은 열정괴 信心佛性으로 정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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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육신의 눈으로 볼 때에는 다르지만, 마음의 눈으로 볼 때에는 시공을 초월하여 생사가 따로 없이 항시 한자리요, 한모습이요, 한마음이라는 말입니다. 걸림 없는 여여한 진정한 복락, 생사 없는 진정한 자유는 바로 여러분들이 스스로 이러한 도리를 깨우침으로써 성취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도리를 공부하기 위해서 지금 처음으로 어떠한 작업을 해야만 되겠습니까?

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우선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공부의 첫째 과제는 마음의 용광로에 무조건 일체를 넣는 작업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쇳물이 벌겋게 끓어오르는 용광로와 같이 결코 물러서지 않는 믿음을 가진 견고한 마음이라야만 됩니다.

우리가 집을 지으려면 무엇보다도 그 기초가 튼튼하여야 되듯이, 이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생활의 모든 것, 생과 사, 그리고 자기의 몸까지도 다 거기에 놓을 수 있는 작업(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되게 하는 것도 안되게 하는 것도 다 거기이니, 외로운 것?괴로운 것은 물론, 설령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생긴다 해도 오직 거기라고 굳건히 믿고 거기에다 모든 것을 맡겨 놓아야 됩니다.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영구히 고정된 것은 없습니다. 그 어떠한 것도 찰나 생(生)이요 찰나 멸(滅)로서 찰나찰나 쉬임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아무리 괴롭다 해도 찰나요, 즐겁다 해도 찰나입니다. 그러므로 안되는 것이 있다 해도 그것을 그렇게 길게 붙잡고 괴롭게 생각지 마시기 바랍니다. ‘안되는 것도 거기에서 나온 것이니까, 그렇다면 되는 것도 바로 거기에서 빨리 나올 수 있는 여건이다’하고 굳게 믿으라는 말입니다. 엎어진 놈이 있다면, ‘어이쿠!’하고 일어나는 놈도 바로 그 놈이다 하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잘된다, 안된다 하는 그 양면을 다 마음의 용광로, 즉 주인공한테 맡기고 믿고 놓을 수 있는 작업이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믿음과 놓음은 둘이 아닙니다. 철저히 믿을 수 있다면 철저히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곧 놓음이고, 놓음은 곧 믿음입니다. 믿음과 놓음이 하나되고, 그 하나마저도 다 녹여버릴 때, 비로소 어디에도 걸림 없이 자유자재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잘된다, 안된다를 다 놓고 돌릴 수 있을 때, 그 공덕은 무한량으로서, 그것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모든 일체의 오무간(五無間) 지옥이 무너집니다. 둘째, 인연 따라 억겁 전생부터 내려온 모든 습(習)이 녹고 맙니다. 셋째, 번뇌?망상으로 꽉 찼던 마음의 그릇이 비게 되면서, 마침내 빈 것도 없고 담긴 것도 없는 그러한 위치가 되어 바로 참된‘나’가 발견됩니다. ‘나’가 발견이 된다는 것은 그때부터 기초가 튼튼해졌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기초가 튼튼히 되었다면 이제부터 거기에다 집을 짓는 기둥을 세울 수가 있는 것입니다.

... 1989년 11월 19일 법문 중에서 < 회보 2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