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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불교 바로 압시다.)
오늘의 법문(노 대행선사: 한마음선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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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몸으로 살면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뜬 구름과 같이 모였다가 흩어지고 흩어졌다 모이는 이 몸으로 말입니다. 이 몸은 속에 들어 있는 중생들의 집이며 마음의 시자입니다. 이 시자를 잘 부려서 한 마음으로 다스려야 만이 몸을 건강하게 이끌 수 있습니다.

전구는 각각이나 전력은 같듯이, 모습은 각각 일지언정 어찌 마음이 둘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렇듯 동?서가 둘이 아니요, 아촉불 ? 아미타불 ? 지장보살 ? 관세음보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유해서 얘기하자면 여러분들이 세상을 사시는데 얼마나 많은 이름을 가지고 계십니까. 태어나면서 가지게 되는 이름과 어른이 되어서 가정을 이루게 되면 남편과 아내, 또는 자식을 두게 되면 아버지 ? 어머니 ? 사위 ? 며느리 ? 아들 ? 딸 ? 오빠 ? 언니 ? 형 ? 동생 등 누구를 만날 때마다 불리워지는 이름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여러분들이 부처님이고 예수님이라고 한다면 이름에다 차려 놓고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을 볼 때 어떻겠습니까. 수없이 많은 자기 이름에다 “주여, 예수님이시여! 부처님이시여!"하면서 빌어야 하겠습니까?

또 한가지 말하면 자동적이라는 것입니다."여보"하고 부르면 행과 말과 뜻이 남편이 되고,"아버지"하고 아들이 부르면 남편이었다가 아들의 아버지로서 행과 말이 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아무개야 이리 좀 건너오너라"하고 부모님께서 부르시면 금방 부모님의 자식으로 말과 행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자동적으로 행과 말과 뜻이 그냥 그대로 되는 거예요. 그러니 얼마나 빠릅니까.

부처님께서는 마음을 깨우치고 마음의 병을 고치라고 하신 겁니다. 마음의 병을 고친다면 육신의 병은 다 떨어질 것입니다. 이론과 지식만 중요시하면서 핵심을 떠나서는 안됩니다. 핵심을 벗어나서는 안되죠. 살아나가는데 편리상 방편으로 그렇게 많은 이름을 지어놓는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여러분들이 부처님이고 법신이자 화신이예요.

그리고 왜 `하나님'이라고 했느냐 하면 한 그릇으로 이 세상 전체가 돌아간다고 해서 `하나님'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니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바깥에서 찾지 마세요. 나는 불교를 믿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불교인 아닌 사람이 없는데 굳이 불교를 믿으라고 하겠습니까?

여러분들도 이름에 끄달리지 마시고 자연스럽게 이 이름이 될 때는 이 이름대로, 저 이름이 될 때는 저 이름대로 한 생각에 의해서 문수가 되고 보현이 되는 것입니다. 또 가만히 있으면 부처이니 그 세 이름이 따로 있으면서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니죠.

부처님께서 천백억 화신이 털구멍을 통해서 나오고 들고 삼십이상(三十二相)이 구족하다 하셨는데, 천백억이란 숫자가 없는 걸 말합니다. 들고 나면서 대기권을 정립하고 통신하기 때문에 천백억 화신이 들고 나며 또는 삼십이상이 구족하다 했던 것입니다. 무의 세계, 유의 세계, 생각이 있는 생각, 생각이 없는 생각 모두 건져주시고 응해주신다 해서 '응신'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부처님의 이름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름을 많이 가지고 있듯 그런 이름에 끄달리지 마시고, 목마르면 직접 물 마시고, 가고 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오고, 나쁘다 좋다에 연연하지 말아야 해요. 옳다 그르다 하고 분별심을 내면 마음도리 공부는 못합니다. 빛보다 더 빠른 찰나의 한 생각은 여기 앉아서 저 문간을 나가는 시간이나, 지금 미국을 가서 온 천지를 다 돌아다니는 시간이나 똑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여기 앉아서 집에 갔다 와 보세요. 갔다 올 수 없습니까? 그런 도리와 똑같습니다. 이 마음도리를 공부하는 사람은 불자들뿐 만이 아니고 어느 누구에게나 갖추어져 있기에 모두가 불자임을 아세요.

... 1991년 2월 23일 법문 중에서 < 회보 42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