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자1: 스님, 낙태를 어떻게 보아야 됩니까?   스님: 낙태를 시키려면 영혼 자체가 인간으로 화했을 때 어떤 영혼이 어디에서 왔나를 알아야 하고, 그 집안 조상들은 어떤 문제를 가졌나를 알아야 대처를 해요.   하지만 이 공부하는 사람들은 열 개든 스무 개든 백 개든 만개든 상관이 없어요. 크나 작으나 많으나 적으나 수효가 따로 없으니까요. 만약에 주인공에 모든 것을 일임하고 낙태를 시킨다면 물질적인 현상은 낙태를 시켰지만 그 영혼은 건져서 자동적으로 다시 재생이 돼 나가니까요. 무조건 마음의 용광로에 넣으면 녹아서 재생이 돼 가지고 저절로 생산이 돼서 나가니까 용광로에다 다 넣어야 해요.   용광로에다 다 넣는다면 그냥 자동적으로 생산이 돼서 나가는데, 생산이 돼서 나갈 때 어떤 걸로 나가느냐가 문제죠. 즉 말하자면 용광로가 금의 용광로냐, 무쇠의 용광로냐에 따라서 여러분들도 공부하는데 다 차원이 있습니다. 없는 게 아닙니다. 역력합니다. 여러분들이 다 알기 때문에 나도 알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이유가 있죠. 말을 하면은 아니 되니깐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낙태를 시킨다 하더라도, 첫째는 물질세계에 사는 사람의 삶을 위해서, 둘째는 영혼을 건지기 위해서, 셋째는 내가 넓고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그러니까 삼합(三合)이 맞아야 되기에 모든 걸 거기다 놓고 가야 합니다. 공부가 완전히 된 사람은 금 용광로일 테고 또 금 용광로에 넣어도 브로치가 되느냐 목걸이가 되느냐 귀걸이가 되느냐는 문제겠죠.   반면 습이 덜 떨어지고 갈팡질팡하는 사람은 금 용광로가 아니라 무쇠 용광로가 돼 버려요. 그건 자동적이에요. 오신통 자체가 자동 컴퓨터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차원이 다 있습니다. 조금씩이라도 얼굴이 다 다르듯이 똑같은 거는 없어요. 묘하죠. 이렇게 한마디를 방편으로 했으면 천차만별이라는 걸 아셔야 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생명을 걸고 공부해야 해요. 생명을 건다고 해서 뭐 금방 죽을 게 살아나고 금방 살아날 게 죽는 게 아닙니다. 죽을 사람은 그냥 방안에 가만히 앉았어도 죽습니다. 그러니까 이 절에 다녀도 죽더라 이러진 마세요. 허허허허…….   죽고 사는 거 개의치 마시고 그냥 열심히 하시되 낙태라는 것도 그러한 문제가 있으니까 될 수 있으면……. 그리고 한마디 더 할 말은 부모든지 자식이든지 생명을 건지기 위해서 산 목숨을 죽일 때는 주인공에다 놓고 짐승의 무명을 벗겨 주면 한 찰나에 사람으로 되는 겁니다.   한 찰나에 용광로에 들어가서 다시 재생돼서 사람으로서 환토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이 도리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뜻이 그렇다 하더라도 생명을 둘 아니게 건지지 않고 생명을 죽이니까 살생이 되는 겁니다.   낙태 시키는 것도 그렇고 지나가다가 뱀 한 마리를 죽여도 그렇습니다. 조금도 에누리가 없습니다. 개구리 한 마릴 죽여도 에누리가 없는 겁니다. 개구리가 자기 어미를 알고 애비를 알고 자식을 알고 우리와 똑같은 살림살이를 하고 있고 마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 원한이 없겠습니까. 식구들을 다 때려 죽여 보세요. 언제든지 두고 보자 하는 그 마음이 철통같이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낙태 시키는 것도 마음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됩니다. 정말입니다.   또 짐승이나 고기를 잡아서 죽이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산 거를 사다 먹지 말되 죽은 것도 네 살로 생각을 해라, 주인공에다 모든 거를 맡기고……."주인공, 감사합니다."하고 마음 내고 먹으라는 겁니다 채소를 뜯어다 먹는 것도 생명을 죽이는 게 아닙니까?   그러나 연쇄적으로 먹고 살게끔 다 돼 있기에, 차원이 낮은 거는 높은 쪽에 잡혀 먹히게 돼 있는 겁니다. 진리가 그렇게 돼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모두 자신의 생명으로 알라는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빨리빨리 진화 시킬 수 있고 빨리빨리 화할 수가 있고 창조력으로 자유스러운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이거죠.   그러니까 이치에 닿지도 않고 필요치도 않는데 총질을 한다거나 낚시질을 해서 죽일 필요가 없는 겁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두 가지가 있어요. 먹고 살기 위해서 생명을 죽인다면 반드시 주인공에 일임하고 해야 무명이 벗겨질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무명을 벗겨 주니까 자비이고, 그 살은 약으로 쓰니까 더불어 같이 자비이다 이 소립니다. 그 도리를 모르는 사람은 그냥 살생이 되고 인과응보가 되고 업보가 되는 겁니다.   ... 1994년 05월 15일 법문 중에서 < 회보 8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