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1: 사람은 육신이 떨어지면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고, 업식에 따라 윤회의 길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천도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육신이 떨어진 중생을 어떻게 제도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님: 마음이 보입디까?
질문자1: 아직까지 안보이고 있습니다.
스님: 마음이 보이지 않듯이 육신이 떨어진다고 해서 마음 자체의 그 근본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살아나가는 대로 자동적으로 입력이 되어서 내세에 다시금 입력되어 있는 대로 나오게 되는 것이고, 과거에 입력되었던 것이 지금 현실에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공부를 하는 것은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으며 현재도 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가도록 여러분들에게 길을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 몸 속에는 악업 선업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 악업 선업의 의식들은 잘되고 잘못되고를 모릅니다. 사람의 다스리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쳐야 만이 같이 따라줍니다. 그러기 때문에 과거의 입력된 자리에 현실에서 다시 입력한다면 과거의 업장이 모두 무너져서 안팎을 잘 검토하고 파악할 수 있기에 실천을 해 나갈 수 있는 자유인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천도는 우리 체가 없는 그 마음의 의식이 물질계의 관습에 물들어 있어서 죽어도 자기의 몸이 존재하고 있는 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고도 체가 없으면 공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체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할 텐데 그걸 모르고 살았던 사람들은 그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악업 선업에 의해서 죽어서도 발 자체를 옮기려면 크고 작은 것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에 한 발짝도 에누리없이 벗어날 수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또 자기가 체가 있는 줄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났다 해도 강을 건너가려면 빠져 죽을까 봐 못 건너가고, 불에 타 죽을까 봐 못 들어가니, 길을 인도하는 사람이 있어야 만이 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천도가 생긴 것입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친구가 죽었는데 가만히 보니까 그 친구가 개구리 소굴로 들어가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탁 막고는"너 지금 어디로 들어가려고 하느냐"고 소리를 벽력같이 지르니 그 친구 말이 이 집이 2, 3층으로 된 아주 좋은 기와집으로 보여서 들어간다고 하더랍니다. 물론 소리를 질러도 영혼만이 들을 뿐 살아 있는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만약 개구리 소굴로 들어가서 개구리 모습으로 태어난다면 다시 다른 모습으로 바뀌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개구리의 그 모습과 환경 속에서 살면서 거기에 젖기 때문에 사람으로 환생하기는 극히 어렵다는 얘기죠. 그러기에 천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씀 드렸으면 좋겠는데 어줍지않게 말을 하면 이해하기 어렵겠기에 이렇게 길게 얘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