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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우리를 살게하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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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도 얘기했지만 눈 뜨고 감고 앉고 서고 하는 생활을 바로 여러분들 자신이 하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주인공이 이렇게 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해요. 그 놈이 무엇인고 하고 의심내기 이전에 일체를 그놈이 하고 있다는 걸 알고 넘어가야 해요. 지금처럼 밝은 세상에 “그놈이 뭐꼬”하기 보다는 일체를 그놈이 하고 있구나 하고 뛰어 넘어가란 말입니다.

우리는 살아 생전에 오고 감이 없이 오고 감을 알고, 저 구름이 스스로 오고 가는 걸 알고, 인간이 스스로 생하고 멸하는 걸 알고, 망상이 망상이 아니라 마음자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서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도리를 증득해야 합니다.

그래서 얘기한 바와 같이 이 다음에 뚜껑만 열면 모습을 최상의 모습으로 바꾸어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이라 함은 무슨 뜻인 줄 아십니까? 중은 계?정?혜 삼학을 고루 갖춘 올바른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계도 정에 들고 혜도 정에 들어서 계를 지킨다 안 지킨다 없이 그대로 여여함을 말합니다. 여러분들도 진정한 중이 되어서 어느 소임을 맡든 수천 수만을 이끌어갈 수 있는 대장부로서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 국가의 역사도 거대하게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산천초목을 쳐다보고 가슴 속에 흘리는 눈물이 한 방울의 피와 같이 바다를 메꿀 수 있는 한 방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 역대 조사와 일체제불의 마음이 접근이 된다면 그대로 여여하게 행을 할 수 있으니,그때 비로소 역대 조사들의 마음도 알 수 있고 일체제불의 마음도 알 수 있으며 바람의 마음, 풀한 포기의 마음도 알아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본래 나쁜 것은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본래 나빠서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살아가면서 독이 들어서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겁니다. 팔자 ? 운명도 붙을 자리가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들이 마음으로 지어서 팔자를 만들고 운명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에 미국에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얘야, 저기 프로펠러 돌아가는 것이 보이느냐?” 하고 옆에 앉아있는 스님더러 물었더니 “안 보입니다. ” “그래, 안 보이긴 하나 돌아가는 건 알지?” 그러니까 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요. 돌아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돌아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그와 같이 돌아가는 불바퀴에 어떠한 문제가 닥친다 해도 용도에 따라서 거기에 맡겨놓으면 닿는 대로 소멸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진정한 믿음이 아닌 건성으로 맡기라는 것이 아닙니다.

... (중략)...

사람은 마음이 넓어야 합니다. 못 생겼든 잘 생겼든 말입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맡겨 놓을 때 불바퀴에 닿기만 하면 타 버리고, 갈아져 버리고, 부서져버리고, 녹아버려서 홀연히 여러분들의 참 자기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맛을 본 분들은 “내가 이만하면 깨달았구나” 하고 만족해 할지 모르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는 발견했다고 해서 절대 완전한 깨달음이 아닙니다. 망상 갖지 마세요. 견성했다면 그건 겨우 땅에서 싹이 나왔을 뿐이지 그것이 다 길러져서 이심전심으로 조화를 이루고 돌아갈 때 비로소 둘이 아닌 도리를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에 이르러도 깨달았다는 말은 못합니다.

열매가 맺어서 무르익어 온 누리를 두루할 때, 그 씨를 되 심어서 세세생생 끝간데 없이 먹일 수가 있는 실과가 돼야만 이름해서 구경 경지에 이르러서 과거삼 ? 현재삼 ? 미래삼을 통달해 참 인간이 돼야만 자유인이 되는 것이며, 그 실과 하나는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 1991년 6월 16일 법문 중에서 < 회보 4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