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우리가 이 공부하는 거는 나만 하는 게 아닙니다. 한 가정이 있다면 보세요. 여러분들이 우연히 만나서 가정이 이루어진 게 아닙니다. 그건 절대적입니다. 사람이 요즈음 살아나갈 때에 상인은 자동적으로 상인들끼리 모이고 정치인은 정치인들끼리 모입니다. 그러듯이 물건도 자연적으로 금은 아무리 닳아도 금방으로 갈 것이고, 넝마는 넝마전으로 갈 것이고 깡통은 깡통전으로 갈 것입니다. 이거는 누가 가라 오라 하기 이전에 자동적으로 가게 돼 있습니다. 그런 거와 같이 여러분들의 가정도 그 차원대로 모임이 있어서 만난 인연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누구의 탓을 하지 마시라 이겁니다. 깡통 10개를 세워놓고 본다면 깡통더러 깡통들이 말입니다. 네 탓이다, 내 탓이다 하고 울그렁불그렁 해봤자 소리만 납니다. 안 그렇겠습니까? 그럴 때 깡통들이 10개 다 각각 내가 깡통된 탓이지 하고 거기다가 자기 자신에게 탓이라고 놓을 때, 놓고 돌아갈 때 그 깡통이라는 모습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마음은 체가 없기 때문에 항상 내 마음을 너그럽게 쓰고 내 탓으로 돌려서, 남이 따귀를 때린다 하더라도 ‘허허! 내가 전자에 내가 저 사람의 따귀를 때렸구나.’ 또 나쁜 사람을 볼 때 ‘아, 내가 전자에 모자랐을 때 내 모습으로 보이는구나.’ 이렇게 하고 돌아가야 과거에 살아나온 업이 무너지지, 이거는 일일이 하나서부터 열까지 요건 어떻게 행동을 하나, 요즘은 어떡하고 사나, 이건 어떡하고 있나, 요걸 일일이 따지고 말이 많아진다면 이거는 공부라기보다도 업을 자꾸 지어서 태산처럼 쌓아 놓는 것이 됩니다.   그러니 가정에 무슨 좋은 일이 있으며, 돈이 들어오겠습니까. 돈도 생명이 있습니다. 그 집이 화목하고 웃을 때 ‘아! 저 집엘 들어가면 행복하겠구나.’ 하고 돈도 들어오는 거지, 아니 돈이 미쳤다고 만날 싸움질만 하는 데로 들어가요? (대중 박수)   ... 1987년 4월 19일 법문 중에서 < 회보 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