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불교)이라 하면 괜히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종교를 믿되, 성인들의 이름을 팔고, 가르침을 빌미로 전도된 교화를 하시는 분들이 더러는 계시나 봅니다. 물론 몇 몇 사람들의 경우이겠지만요. 그러나 한마음 한 뜻으로서 우주 삼라대천세계가 내 자리 아님이 없으며, 법당에 앉아 있으나 변소에 앉아 있으나 내가 그곳에 있기 때문에 참나도 같이 있으며, 부처님도 함께 계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곳 저곳 장소를 따지고 이 종교 저 종교 이름을 가리고들 계시니 언제 전체가 둘이 아닌 도리를 감득할 수 있겠습니까? 불교가 어디 한 곳에 치우쳐 국한되어진 종교인 줄만 알고 잘못 이해하고 계시는데 그건 정말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말입니다.   불(佛)은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요, 교는 교훈이 되는 좋은 말씀이니,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인들 어찌 제외되며 누구인들 안 지니고 있는 생명들이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일부의 모르는 사람들은 자기의 소견대로 생각으로 얽매여 있습니다.   역대 부처님 성현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중생들은 소견으로 분별심을 내지만, 보살은 거기에 물들지 않고 흔들리지도 않습니다. 중생들은 생사윤회에 끊임없이 끄달리지만 보살들은 생사에 걸리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49년 동안 팔만사천 법문을 설하셨지만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경전의 내용만이 아니라 백지의 뜻을 체득하고 잘 순응하며 보살행을 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그 어느 것을 막론하고 시대가 변천하는 대로 사용방법이 달라지고 용어가 변화한다 할지라도, 가르치고자 하신 참뜻 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와 같이 부처님의 법도 근본 가르침은 바뀔 수 없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계율도, 용어도, 방편까지도 현대감각에 맞게 변하여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자각하지 않는다면 항상 쳇바퀴 돌아가 듯 언제나 제자리 걸음일 것이며, 뭇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야 할 우리들이 뒤쳐져서 겨우 따라가는 형국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렇게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는 것이 바로 진리인 것입니다. 일체가 고정되지 않았기에 부처님께서도 49년 동안의 짧지 않은 세월의 설하심을 하나도 설한 바가 없다고 하신 것 아닙니까? 최첨단의 시대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께서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을 바로 알아, 일체 만물 만생이 곧 나와 둘 아닌 도리로써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걸어 나갈 때 점점 더 급박해지는 이 시대의 횃불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진정한 수행자의 참 모습일 것입니다.   요즘에는 레이저 광선을 쬐어서 모든 아픈 부의를 치료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할지라도, 이 도리를 공부하시는 분들은 자기 속(주인공)의 광선으로 병을 낫게 할 수 있는 체험을 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곧 불법의 활용인 것입니다.   ... 1990년 4월 8일 법문 중에서 < 회보 3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