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부처님 당시에도 그렇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이런 말이 있죠. 나도 옛날에 들은 얘깁니다만, 그런데 저는 그렇게 듣지 않았습니다. 들으면서도 그 속에 뜻을 헤아려 봤습니다. 암남나무 절이라고 하는 데서 부처님께서 큰 제자 비구들과 또는 보살들과 같이 계실 적에 보적(寶積)이라고 하는 장자(長者), 성에서 역시 장자의 아들과, 오백 장자의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오백 장자의 아들과 같이 부처님 앞에 나서서 칠보로 장엄된 오백의 일산(日傘)을 바쳤다 했습니다.   오백의 일산을 바쳤는데, 부처님 위신력으로 그 오백 개의 보배 일산을 한데 합쳐서 삼천대천세계를 뒤덮었으며, 또는 대천세계의 모든 일체 만물과 천지를 바로 신등궁(神燈宮) 가운데서 나타나게 했답니다. 그래서 대중들은 그거를 보고 희유하게 생각을 했고 또는 보적이는 찬불가를 지어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미했답니다.   요 짤막한 말이 어떻게 그렇게 크게 벌어졌는지 한 번 생각을 해볼까요. 여러분!’삼천대천세계를 뒤덮었으며’한 것은 무슨 뜻입니까? 무슨 까닭일까요? 오백 개의 보배 일산을 한데 합쳐서 삼천대천세계에 뒤덮었으며, 이렇게 했답니다. 그거를 누가 말을 했고 누가 썼는지, 그 보이지 않는 데서 행하시는 뜻을 적은 사람은 또 누구실까? 또는 부처님 당시에 ‘큰 비구 제자와 보살들과 같이 계실 때에’하는 거는 둘이 아닌 까닭입니다. 비구도 보살도 부처도 둘이 아닌 까닭이요, 또는 상세히 생각한다면 장자라는 거는 내가 나기 이전 주인공을 말하는 것이고, 장자의 아들들이라고 그랬거든. 그건 그 장자의 몸입니다. 여러분의 주인공과 몸이, 몸은 마음의 아들이 되고 활용은 보살이 되고 그렇게 된 거죠.   그러면 오백 장자의 아들들이 보배 일산을 바쳤다 그러면 한마음에 포함된 둘이 아닌, 한마음에 포함된 그것을 바쳤을 때에 그 의미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에, 내가 생각할 때는 성불은 했으나 열반의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게 되자 한마음으로서 일산을 바쳤을 때에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대천세계와 더불어 한꺼번에 그냥 뒤덮었으며 한꺼번에 마음을, 즉 말하자면 요리를 했다 이겁니다.   요리를 해서 그 사람의, 즉 말하자면 대천세계의 모두를 요리를 해서 즉 전골을 만들었으니까 전골을 보여주는 거죠. 전골을 만들어서 전골을 보여줬다 이겁니다. 보여주는 데는 누구한테 보여줬느냐 하면은 그 장자 아들들한테 보여줬다 이겁니다. 그건 뭐라고 말을 했느냐? 신등궁 가운데서 나타나게 했느니라. 신등궁. 그러니까 여러분의 자성신의 그 궁 안에 불이 밝혀졌다, 그러니 모든 것을 보게 됐다, 그래 희유하게 생각했다 이겁니다. 한마음으로 돌아가는 희유한 공덕을 찬미했다 이 소립니다.   이것이 모두가 말대로 듣지 마시고 백지와 글씨와 연필을 다 포함해서 본다면, 자기가 없다면 세 가지가 다 없듯이. 그래서 고것을 뜻으로 생각한다면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보적이도 따로 없고, 보적이 아들도 따로 없고, 부처님도 따로 없으시고, 또는 부처님 큰 제자도 따로 없고, 보살도 온데간데가 없더라, 그러니 둘이 아닌 까닭에 생사열반이 둘이 아니다 이 소립니다.   열반이라는 것은 우리가 지금 모든 걸 가리지 않고 망상을 끊지 않고, 끊지 않는다는 건 무슨 뜻이냐? 내 주인공에다 모든 걸 맡겨놓는다면 끊어지지 않으면서도 모든 걸 놓는 겁니다. 그리고 움죽거리지 않는 그 사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망상을 끊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그대로 열반이니라.’ 이겁니다. 좌선이 되면서 열반으로 그냥 들어가는 거죠.   <중략>...   우리가 부처님 말씀을 한마디 들어도 그 속에 엄청난 뜻이 들어있으니, 장자 보적이 그 성에서 전체 장자 아들들과, 장자 아들과 이렇게 했거든. 그러니 장자가 따로 있고 아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죠. 장자가 있고 아들이 있고, 장자가 깨달았다면 그 아들과 장자는 둘이 아닙니다. 항상 둘이 아닌 까닭에, 모두 내 자리 아님이 없기 때문에 장자라고 한 겁니다. 그런데 부처님이 가르치시기 위해서 그때나 지금이나 그러한 행을 하셨을 때 발꼬락 하나로 오백 개의 일산을 한데 합쳐서 삼천대천세계에 뒤덮었으니 얼마나 그 위력이, 아니 부처님만 위력이 있는 게 아니라 여러분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거죠.   ... 1990년 8월 5일 법문 중에서 < 회보 24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