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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누가 나를 이끌고가는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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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에 가서 잘되게 해달라고 비는 게 불자인 줄 알지 마십시오. 어느 종교를 막론해 놓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다 불자입니다. 불자라면 불자 노릇을 해야 불자가 아닙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 하면은 자기의 근본을 알고, 우주의 근본이 자기의 근본 속에 있고, 이 세상 돌아가는 것이 모두 가설이 돼서 마음속의 근본에 같이 한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그 뜻을 아셔야 합니다.

허공을 믿을 것도 아니고, 이름을 믿을 것도 아니고, 우리 스님네들 고깃덩어리를 믿을 것도 아니고, 이름을 믿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평상시에 사는 그 속에 바로 부처가 있고 법신이 있고 화신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움죽거리지 않는 근본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낼 수가 있고, 마음을 낼 수가 있기 때문에 바로 몸이 움죽거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누가 끌고 갑니까. 저 허공에 부처가 있어서 여러분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바로 여러분의 마음이 여러분 몸을 끌고 다닙니다.

그리고 또 여러분이 과거에 살 때 인연을 맺은 것만큼, 악으로 맺었으면 악이요, 선으로 맺었으면 선이요, 악업 선업이 다 인연으로 인해서 만나 바로 여러분의 몸 속에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서는 아니 됩니다. 여러분 몸 속에서 시키는 대로, 파워가 일어나는 대로 입력이 돼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적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집을 떠나서 저리로 가면 잘되겠지, 이 직장을 벗어나서 다른 데로 가면 잘되겠지 하지만 여러분의 입력기가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기 때문에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과거에 살던 생각들, 지금 살아나가는 생각들이 자꾸 입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주간 법계에서 다 통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다 통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 여러분이 아는 것이 바로 여러분 마음 속에 입력이 돼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대로 자동적으로 입력이 되며 그것을 벗어날 수가 없이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겁니다.

누가 사람을 죽였는지 남에게 못되게 했는지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본인은 잘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모르겠습니까? 잘했으면 즐겁고, 남한테 좋은 일을 했으면 즐거운 마음을 가질 테고, 남을 언짢게 생각했다면 자기가 아는 거죠. 자기한테 모두 있기 때문에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한 찰나에 연락이 되며, 한 찰나에 들고나며, 한 찰나에 오고 감이 없이 오고 가는 그 자체가 바로 지금 여러분이 살고 있는 습이거든요. 그러니 어떻게 부정하겠습니까? 내가 아니다, 그렇다 어떻게 변명을 하겠습니까? 여러분이 하고 있는 그 사실을 여러분이 알고 있는데 어떻게 변명을 하겠습니까? 자기 손가락이 자기 손가락을 알지 못하듯이, 자기 손가락이 자기 손가락을 꺾지 못하듯이 여러분이 지금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나려면 어떠한 게 필요할까요?

여러분한테 항상 말해드리는 것은 그 입력기가 바로 여러분한테 있고, 팩시밀리, 탐지기, 무전통신기, 천체만원경, 레이다망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불교에서는 오신통이라고 합니다. 지금 말로 바꿔서 얘기했습니다.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불가에서 말하는 건 천이통 타심통 신족통 천안통 숙명통 그 다섯 가지를 굴릴 수 있는, 바깥으로 벗어나서 그걸 굴릴 수 있는 지배인을 누진통이라고 그럽니다. 여러분은 뜻을 생각해서 이 세상을 똑바로 보고 똑바로 행하고, 똑바로 말하고 나가야 됩니다.

... 1991년 8월 11일 법문 중에서 < 회보 24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