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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가슴으로 읽어봅시다. 참 말씀은 어렵다 하였습니다. 화두로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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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사대에 대해 너무나 잘 아시죠?

색은 물질계(사대)이고 수상행식은 정신계라고 합니다. 정신계와 물질계인 사대가 합쳐지니까 몸과 마음을 형성하게 되는 겁니다. 그 몸과 마음에는 눈, 귀, 코, 혀, 몸, 의식이라는 육근이 대두되는 겁니다. 그리고 또 거기에 육진인 색성향미촉법이 대두가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를 이론적으로만 나누어서 생각하지 마시고 한번 제 얘길 잘 들어 보세요. 이렇게 모두 네 가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네 가지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갯수 아닌 갯수, 숫자 아니 숫자입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면, 그 하나에 ‘육근’을 더하면 둘이 됩니다. 그런데 둘이 되면서 하나라는 것은 벌써 과거로 돌아가서 절대적이 되는 거죠.그래서 둘 할 때 벌써 이 하나는 둘이라는 것에 포함되니, 하나는 없어지면서 둘이 하나가 되는 겁니다. 상대성이 절대성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런고로 ‘육진(육경)’으로 다시 들면은 셋이 되는데 이것 또한 하나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도리를 아셔야 결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육식’으로 다시금 혼합을 한다면 십팔계가 되면서 이것 또한 하나입니다.

그런데 십팔계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십’이 진리라고 하면 우리들이 응용하는 이 중용은 바로 ‘팔’이죠. 이걸 이해 시켜 드리고 싶어서 그냥 내 의견대로 말씀 드리는 겁니다. 이것을 완전히 벗어난다면 벗어나는 그 자체가, 하나 없는 하나가 그냥 한마음입니다. 한마음. 하나라는 것도 세울 게 없기 때문에 한마음입니다. 대강 이해하시겠습니까?

다시 비유하건 데 만약에 몸과 마음이 솥이라면 쌀을 씻어 놓고 물을 부어서 불을 붙힙니다. 그런 후에 우리는 밥을 먹게 됩니다. 솥, 쌀, 물, 불이 합쳐져서 밥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육식까지, 깊은 속에까지 들어가서 굴러 나와야 밥을 먹을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이론으로 그 과정을 설명한다 해도 스위치를 꽂아서 밥을 익히지 않는다면 밥은 결코 우리 입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와 같은 이치입니다. 묵조선이니 간화선이니 하는 것도 둘이 아닙니다. 밥 짓는 이론상의 그 과정과 실제로 불을 지펴서 익혀 먹는 것이 혼합되어 하나이기 때문에 이것 저것 따지지 말라는 겁니다. 밥을 해서 먹는 걸 배우는 것이니, 그 과정이야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을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분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우자,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니냐, 몸을 가지고 살아 있을 때 이 뜻을 모른다면 천년 만년 가도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누차 말씀 드리는 겁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밥을 먹을 수가 없다면 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에다 하나를 넣어도 하나요, 또 하나를 넣어도 하나요, 그래서 밥을 한 솥 해놓고 먹어도 그 하나마저도 없더라, 모두 나누어서 먹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여러 재료들을 사용해서 밥을 했는데 쌀이 했다, 불이 했다, 물이 했다고 꼬집어서 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쌀이 될 때 나라고 할 수도 없고, 물이 될 때 나라고 할 수도 없고, 불이 될 때 나라고 할 수 없으니 그게 바로 한마음이며 그 한마음마저도 집착하지 말라는 겁니다. 한마음으로 찰나 생활을 자유스럽게 해 나갈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기르라는 겁니다.

... 1990년 7월 15일 법문 중에서 < 회보 3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