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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살아서 죽는공부. 죽어서 더불어 잘 사는 공부 )
...
그래서 항상 얘기하지만 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몰록 죽어야 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죽는 데에는 이유가 붙어서는 안됩니다. 까닭이 없어야 됩니다. 조건이 없어야 됩니다.
... <중략 >...
자기를 볼려면 자기가 죽어야만 볼 수 있는데, 죽는데 무슨 체계가 필요하단 말입니까? 체계 있게 죽는다면 죽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들 이유가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하는 데에는 무조건 들어가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의 주인공을 믿어라! 믿고 일체의 모든 것을, 즉 좋다?나쁘다, 있다?없다, 맞다?틀리다 하고 일어나는 모든 분별망상을 몰록 주인공에 맡겨 놓아라! 용광로에 넣어 녹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맡겨 놓은 그 결과가 잘되고 못되고는 일체 걱정을 하지 말아라. 나중에 그 결과가 잘될까 못될까 이런 것에는 조금도 개의하지 말고 오로지 주인공, 마음의 용광로에 넣기만 해라. 그러면 용광로에 넣어진 헌 쇠는 스스로 자동적으로 좋게 재생되어서 새 쇠로 되어 나오게 되어 있지 않느냐?’는 말입니다.
때문에 놓음에 있어서, 그 결과가 어찌 될까, 좋을까, 나쁠까 하고 추호라도 생각이 붙는다면 그건 정통으로 놓고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시비하는 마음이 추호도 없는 것, 이유없이 무조건 죽는 것, 이와 같이 해야만 진짜 정통으로 놓아진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의 주인공에 모든 것을 다 일임하여 놓으면서, 금방 ‘아 -- 이렇게 놓는다면 이 일이 잘 될까?’하고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용광로에 정통으로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뒤에 재생되어 나오는 것은 생각 지 말고 무조건 용광로에 넣는 작업만 하라 그러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앞도 없고 뒤도 없이 놓고 나갈 때, 비로소 앞 생각도 끊어지고 뒷 생각도 끊어져, 놓는다는 생각도 없이 무심으로 놓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오는 인연 막지 않고 가는 인연잡지 않는 어디에도 걸림 없는 도리를 알게 되고, 함이 없이 하는 도리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 1989년 9월 17일 법문 중에서 < 회보 2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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