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니 우리들이 인간 됨됨이가 돼야지, 만약에 인간이 되지 못하고 불심을 가지고도 습을 떼지 못한다면, 깨우쳤다 하더라도 다시 미(迷)해지는 그러한 연결이 지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깨우치기는 쉬워도 성불하기 어렵고, 성불하기는 쉬워도 열반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이 단계 없는 세 단계를 꾸준히 나갈 수 있다면, 우리는 생과 사가 열반입니다. 생과 사가 그대로 열반과 둘이 아니다 이 소립니다. 색과 공이 둘이 아니요,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에요. 만날 여러분한테 말씀드리죠. 공한 세계와 물질의 세계와 둘입니까? 색의 세계가 바로 찰나찰나 돌아가니 공의 세계요, 공의 세계가 바로 색의 세계요, 어디 둘입니까? 여러분의 생명과 마음 내는 거와 육신이 움죽거리는 것이 따로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참다운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가는 반면에, 우리 나라도 앞으로 경제난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고, 공업기술도 극복하여 아주 남 보다 위대하게 급진전될 수 있고, 우리가 과거를 볼 때 젊은 분들은 모르겠지만, 우리네 나이가 된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얼마나 혹독한, 정말 쫓기는 그 세월을 보냈는지 말입니다. 그 아픔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젊은 분들은 아마 모를 겁니다.   그렇게 가져온 것이 누구로 인해서 가져왔을 것 같습니까? 여러분이 편안한 것만 알고 또는 내 것만 알고 남의 거는 모르고, 바다에 나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바로 연구 재료는 발견하지도 못하고, 유교로 인해 넓고 넓은 불법의 진리를 탐구하지 못하게 됐고, 내 가정만 편안하면 된다고 하는 그런 주의이기 때문에 우리는 연구도 못했고, 발전도 못했고, 그랬기 때문에 남의 치하에서 그렇게 고통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뼛속 깊이 알아야 될 것입니다.   지금도 바람 잘 날 없이 자기를 뒤돌아보지 못하고, 자기 분수를 지키지 못하고, 자기 앞길을 내다보지 못하고, 자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자기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력을 상실하고 그냥 바람 부는 대로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고, 그래서 조그마한 집 한 덩어리를 그냥 태워버리려 합니다. 어른이나 애나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이것이 정신력으로서 우리가 중용을 할 수 있는 그런, 만물의 영장으로서 생활을 할 수 있는 찰나의 생활, 자재력이 시급한 것입니다.   우리는 절만 하는 절이 아니라 마음을 계발하고 실천을 옮기는 실상을 생활인 줄 알고 생각하면서 뛰고, 뛰면서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좌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몸을 24시간 동안 조아리고 앉아서 좌선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시대에는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죠. 내 몸과 마음의 뜻을, 모든 게 공했으니 그 자리에 놓고 그냥 살림을 한다면, 나를 내세우지 않고 한다면 그게 좌선이라고요. 내 주인공에 모든 것을 맡겨놓고 움죽거리지 않으면서 온갖 생활을 다해도 그것이 바로 좌선이라고요. 내 마음 안에서나 내 마음 바깥에서나 모두가 머무르지 않고 그대로 찰나찰나 돌아가는 그 공한 도리를 우리가 그대로 안다면 그게 좌선이라고요.   ... 1990년 8월 5일 법문 중에서 < 회보 24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