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여기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서 여러분이 보시를 한다 할지라도 그네들한테 주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자기한테 자기가 살기 위해서 주는 거죠. 냉정히 판단해 보십시오.   내 자식을 위해서, 모두가 내 자식이니까요. 나오지 않은 것은 들어갈 줄도 몰르고 들어가지 않은 것은 나올 줄도 모릅니다. 그러기 때문에 줌으로써 내가 받게 돼 있고 받음으로써 주게 돼 있습니다. 그럴 때 내가 준다고 하고 내가 줬으니깐 이런 이름이 나겠지, 내가 줬으니깐 덕이 오겠지, 내가 줬으니깐 나중에 뭐가 있겠지, 이런 생각일랑은 아예 마십시오.   부처님 심부름을 그대로 하면서, 어떻게 하면 심부름을 잘 할까 하는 진정한 마음으로써 모든 거를 자기 그릇대로, 높이 갈려고 하지도 말고 내려갈려고 하지도 말고 가는 거 끌어잡지도 말고 또 오는 거 막지도 말고 모든 것을 그렇게 하면서 겸손하게 생활을 해나가신다면, 보이지 않는 빈 손들이 여러분한테 모두 아마 공덕을 배려할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바깥으로 그렇게 찾는다면 공덕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정신계의 마음과 물질을 둘 아니게 모두가 행할 때에 공덕인 거지, 정신계는 싹 빼놓고 물질계만 생각하고 이름만 생각한다면 그게 어떻게 공덕이 됩니까? 어떻게 한마음의 공덕이 됩니까?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어요. 한 4, 5년 전이에요. 삼남매가 사는데 외국에 일하러 갔다가 애들 아버지가 죽어서 돌아왔어요. 그 집엔 할머니 한분 밖엔 안 계시고 벌이 할 사람도 없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내 수중에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느 신도한테 “여보시오! 얘들을 학교를 보내야 할 텐데 학교에 보낼 돈이 없어요. 한 아이는 국민학교지만은 두 아이는 대학엘 가야 하고 고등학교에 가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이거를 어떻게 해봅시다.”하니까 “스님은 남의 일에 뭘 그렇게 참견을 하세요?”이러곤 싹 빠져달아나가요.   그런데 그 옆에 앉았던 사람이 “아유, 걱정 마십시요, 스님!”이러고는 내주셨어요. 그래서 학교엘 가게 되었는데 그때 돈을 내 준 사람은 오히려 돈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럭하고 나서 몇 년이 지났는데 옛날에 그 사람 돈을 쓴 사람이 외국에 갔다가 와서는 그 돈을 몇 배로 갚았단 말입니다. 그러니 그냥 부자가 됐죠.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이러한 사람도 봤습니다. 그러듯이 사람은 줄 때도 주는 사이 없이 준다면 올 걸 생각 안 해도 스스로 옵니다. 받을려고 안 해도 스스로 받아지고요.   ... 1987년 4월 19일 법문 중에서 < 회보 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