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우리가 지금 공부하고 가는 도리는, 보고 알았으면 갖다가 먹을 줄 알고, 대치할 줄 알고, 마음대로 자유자재할 수 있어야 만이 ‘도(道)’라는 겁니다. 그러니 만큼 도가 어렵고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여러분 생활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 한 찰나를 뒤집어 보지 못하고 업식에 의해서, 습관에 의해서 영 고쳐지지가 않죠. 그러니까 내가 말하는 게 이상스럽다고 생각할 수밖엔 없죠. 예전에 소크라테스가 너부터 알라고 하니까 저놈 저거 이상스런 말만 한다고 죽였지 않습니까? 지금 생각을 해보니 그거 아쉬운 일 아닙니까?   그래서 능력이 여러분한테 주어져 있으니까 자식으로 인해서 혼동에 빠진다거나, 지금 청소년들이 1/3이 어떡하고 지내나 한번 보세요. 많이 보시죠? 부모자식간, 부부지간에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이 어디에 있나?   만약 바깥으로 잘못됐다면, 아들이 학교를 안 다녀왔을 때 여러분은 어떤 심정으로 행하십니까? “이놈의 새끼야, 공부하러 가랬더니 어디 가서 놀다가 이제 오는 거냐”하고 그냥 노발대발하고 막 욕을 퍼붓죠? 그러나 그렇게 욕을 퍼붓고 야단쳐서는 절대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그렇게 된 거는 마음으로 해결을 해야지 욕을 하거나 때려서 절대 해결이 안 납니다. 마음으로 잘못된 거는 마음으로 고쳐야죠.   그래서 나는 이렇게 얘기하죠. 만약에 속을 썩이는 자식들이 들어오거든 “아이구! 너 배고프지 않았니? 어디 가서 놀다가 왔니? 배고프지 않니? 용돈은 떨어지지 않았느냐.” 이러고 아주 부드럽고 따뜻하게 해주면서 안으로는 ‘전력은 다 똑같으니까 저 아이의 뿌리와 내 뿌리와 둘이 아닌 까닭에 아들의 마음이 저렇지 않도록 하는 것도 주인공 너밖에 없어!’하고 맡겨놔야 진행이 되는 겁니다. 그대로 마음과 마음이 천리 만리를 통합니다. 이거 여러분이 보지 못하니까 무시하죠?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묘하답니다.   어느 신도분이 아들이 공부를 안 하고 등록금을 주면 갖다가 술 먹어버리고 그러던 거를 자꾸 따뜻하고 부드럽게 대하면서 관하다 보니까는 아들에게 마음으로 전달이 되었는지 달라지면서 하루는 항아리를 닦고 있는데 “피곤하죠, 엄마!” 그러면서 “내가 좀 들어 드리고 닦아 드릴께요” 하더니 그 날부터 착해져서 지금까지 효자라고 합니다.   내가 한마디 할 것은 생활 속에서 남편이 잘못하거나 아내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말로 아옹다옹 싸우지 마시고 부드럽게 얘기하고 부드럽게 대해주세요. 부모 자식지간에도 그렇습니다. 거기다 맡겨놓고 화목하고 질서 있게, ‘모든 게 내 탓이야. 내가 없다면 상대가 없을 거니까 잘했든 못했든 내 탓이야.’하고서 모두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다면 전기가 통하듯이 마음과 마음이 통해서 과거 무심과 현재 유심이 둘이 아니게 통해서 자기가 마음먹는 대로 화목해지고 사랑하게 되는 겁니다. 지금 그렇게 행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어요.   ... 1994년 05월 29일 법문 중에서 < 회보 24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