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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노대행 한마음 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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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머무르는 데서 생각하지 말고 머무르지 않는 데서 생각하는 도리는 무엇인고?”하고 물으셨는데 여러분들한테 그와 같이 물었다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그런데 머무른다는 말을 달리 표현한다면 여여하게 그대로 놓고 가는 것이니 걸림 없어라 하는 소리나 똑같죠.

우리가 살아나가는 이 자체를 누가 사는 겁니까? 여러분들 몸이 사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여러분들을 지배하는 대로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으니 상대가 있고 상대가 있기에 바로 여러분들이 필요한 것이고 또 상대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생명이 둘이 아니요 마음도 둘이 아니며 모습도 둘이 아닌 까닭에 네가 뚜렷하게 있고 내가 뚜렷하게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아도 걸림이 없이 돌아가는 것을 말하면서 걸림이 없다면 누가 잘못했다, 잘했다, 이쁘다, 밉다, 높고 낮다 하는 것에 걸림이 없이 매이지 않을 것입니다. 공부하는 데는 그런 것에 걸리지 말고 남을 원망하지도 말고 남의 것을 탐하지도 말며 아집을 버리고 항상 겸손하면서 뜻 보시와 법보시, 부드러운 말보시를 해서 말로든 마음으로든 자비롭고 인의롭고 폭이 넓게 살아가는 자유스러운 삶이 되어야 합니다.

조금 전에도 얘기했지만 머무르는 데서 생각을 내지 말라고 했는데 머무르는 게 뭡니까? 모든 것을 고정되게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나쁜 짓을 하던 사람도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고쳐 먹으면 착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만 고정되게 생각해서야 되겠습니까? 환경에 의해서 어떠한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한 생각 돌린다면 착한 사람이 될 것이고, 또 착한 사람도 어떠한 경우가 닥치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착하고 착하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지 말라는 것이죠. 그런 것을 염두에 두면 머무르는 것이고 걸리는 것입니다. 어느 것에도 걸리지 마세요.

인생이란 한 철 캠핑 왔다가 때가 되어 막을 거두어 원점으로 되돌아가면, 오늘 이 세상에서 살았던 것은 과거가 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세 갈래가 주어집니다. 악인과 그저 중심을 지킬 수 있는 사람과 각을 이룬 사람으로 나뉩니다. 깨달은 사람들은 한자리에 한마음으로 한발로 딛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여러분들은 과거와 미래를 따로따로 생각하지 마세요. 모두가 나 아님이 없는 도리를 알아야 나 아님이 없는 도리의 중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둘이 아닌 도리를 모르고 부처님 말씀대로 여기에 머무르고 저기에 머물러서 갈 길을 가지 못한다면 정신세계의 맛을 볼 수 없으며, 항상 끄달리면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 1991년 4월 21일 법문 중에서 < 회보 4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