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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대 자유인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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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도 얘기했듯이 우리가 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후회할 일이 많이 생길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정신을 잡아 먹고 자기 자신도 모르게 잡혀 먹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정신계가 발전이 된다고 한다면 손해가 막대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짐승들은 보이는 데서 서로 잡아 먹고 살지만 인간들은 보이는 데서 육체를 잡아 먹히는 게 아니라 정신을 잡아 먹히면서 삽니다. 그것으로써 육체도 먹히게 되죠. 가만히 생각해 본다면 너무도 치열하게 싸우면서 살고 있습니다. 곤충에서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사는 게 치열해요. 어떤 때에는 쓴웃음을 짓지 않으면 안되리만큼 너무나 비참해서 차라리 모른다면 괜찮을 것을 하는 때도 있습니다.

이 부처님 도리는 너무나 다양하고 너무나 광대하고 너무나 묘해서 서로가 사랑을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부자가 되지 말라는 것도 아닙니다. 단 하나 내가 어디로부터 와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내가 지금 어떻게 행동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잘 지켜볼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겁니다.

우리가 찰나찰나 나투면서 돌아가는 이 한 생이 길다고 생각하면 길지만, 짧다고 생각하면 아주 짧습니다. 그 짧은 기간 동안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만 되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가 살아 온 차원대로 모습을 쓰고 다시 나올 때에, 어떠한 모습을 쓰고 나올는지도 모르면서 지금 발버둥을 치고 가기도 합니다만, 하여튼 지금 살면서 얼마만큼 진실하게 살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를 살피고, 모가 난 것도 둥글게 행할 수 있고 둥글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다음 생이래야 얼마 안 가면 금방 다음 생입니다. 몸을 벗었다 하면 영혼은 빠져 나가니까요. 영혼이 빠져 나가면 영혼이 있기 이전이 있는 까닭에 우리가 상세히 생각을 안 하면 안되리만큼 돼 있어요.

여러분들은 몸을 벗는 순간 그 영혼은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을 한번쯤 생각들 해 보셨습니까? 물론 죽으면 그만이지 뭐가 있느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죠. 하지만 영원토록 길은 이어져 있기에 그 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며 돌게 되는 겁니다.

우리는 물 속에서 어떻게 어떻게 해서 물 바깥으로 벗어나 지금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고비가 또 있어요. 이 물주머니를 벗어나야 되겠죠. 공기라는 이름의 이 주머니 속에서 벗어나야 하고 그 속에서 벗어나면 전체 속에서 또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갈 길이 너무 멀기 때문에 우린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한 찰나이니까요. 한 찰나의 한 생각이 우리가 평생을 사는 것보다도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의 몸체 하나를 가지고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이 몸체 하나가 우주라면 우주 속에는 별성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용을 하고 돌아갑니다. 우주나 몸체나 똑같으니까 내 몸을 가지고 한번 체험해 보세요. 내 몸 속에 천차만별의 모습들, 생명들, 의식들이 있으니 공이 색이고 색이 공이듯, 우리 몸이 있어야 몸 속에 생명들이 살고 생명들이 살고 있어야 육신이 건강하듯이 그 또한 둘이 아닙니다.

생명들이 없다 해도 내 몸이 없을 것이고, 내 몸이 없다면 생명이 살 수 없으니 그 어찌 둘이겠습니까. 그런데 그 생명체들은 어디서 와서 같이 더불어 살게 됐는가 하면 자기가 인연 지은 대로 형성시킨 겁니다. 내가 인연을 지은 대로 형성시켜서 지금 움직이며 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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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모두가 자기가 지은 대로이니까요. 그런데 그 많은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 틈에는 선업을 지은 업식도 있지만 악행을 범하는 업식도 있습니다. 한 국가 안에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다 살 듯이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업식 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 생각이 나오면 놓아야 하는데도 오히려 꺼내 가지고 생각을 해요. 일부러 생각을 일으켜 가지고 말입니다. 일부러 생각을 일으켜 가지고 생각을 또 하고 또 하고 하다가 나중에는 크게 부풀려서 답답하다고 그러거든요.

우리가 지금 살아 나가는 것을 가만히 보십시오. 어느 것 하나도 가지고 다니는 게 없잖습니까? 보는 것도 가지고 다니는 게 없고, 듣는 것도 가지고 다니는 게 없고, 만나는 것도 가지고 다니는 게 없고, 먹는 것도 가지고 다니는 게 없고, 다니는 것도 가지고 다니는 게 없어요. 그냥 놓고 다닐 뿐입니다.

다니는 것을 끌어 안고 다닙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스스로 생각을 일으켜서 뭉쳐 놓고는 답답하다고 그런단 말입니다. 생각나면 나는 대로 마음의 용광로에다 넣으면 자동적으로 재생이 돼서 나온다고 그렇게 일러 줘도 놓지를 못하는 겁니다.

... 1994년 12월 04일 법문 중에서 < 회보 9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