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발심에서부터 완전히 완벽하게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사는 집도 내가 집을 지어 살면서 자리를 잡아야 가정이 걱정 없이 화목하고 식구들도 다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거지, 가정이 자리가 잡히지 않았는데 어떻게 화목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듯이 이 마음 자리가 제대로 잡히고 내 몸 속의 생명들도 다 한마음으로 자리가 잡혀야 뿌리가 내리고, 여유 있게 열매가 열리고 무르익어서 남들을 다 줘도 항상 중심은 되남아 있기 때문에, 지혜로써 들이고 내는 데에 손색이 없이 정에 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정에 들면 뿌리가 완벽하게 내렸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내 자리요, 누구를 봐도 나 아님이 없고, 어떤 아픔을 봐도 내 아픔 아님이 없고, 어떠한 벌레를 봐도 내 생명 아님이 없고, 모든 것이 나 아님이 없으니 어찌 자비가 그 속에서 안 나오리까 이겁니다.   가짜 껍데기 사랑이 아니라 아주 진실한 자비! 여러분들도 항상 그렇게 생활하고 계시죠? 보면 생각나고 생각나면 움직거리고 들이고 내는 겁니다. 그런데 들이고 낼 때에 지혜로운 마음으로 들이고 내느냐, 지혜롭지 못하게 머리로 그냥 굴려서 작용을 하느냐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은 자성삼보전에 귀의해서 계정혜를 어떻게 닦아나가야만이 해탈, 해탈지견향까지 이르게 되느냐는 문제입니다. 그러면 지금 과거, 현재, 미래 삼세를 뒤로도 돌아갈 수 있고 앞으로도 나갈 수 있고, 현재에서도 공해서 어떠한 걸로도 될 수 있는 부처님, 즉 여래가 돼야 우주의 모든 문제들을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부터 세계가 멸망하느니 뭐가 멸망하느니 하는 소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수없이 멸망한다고 그랬는데 부처님께서 보는 것만이 도가 아니라고 말씀을 하신 뜻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보기만 해서 예언을 했지만 해결할 줄 모른다면 그건 소인의 일이다, 듣기만 하고 해결 못한다면 그건 천이통이 아니다, 천안통도 도가 아니요, 타심통도 도가 아니요, 신족통도 도가 아니요, 숙명통도 도가 아니니라. 단, 있다면 거기서 벗어나서 누진으로 모든 것을 다 살펴서 대처할 수 있고, 꺼내도 줄지 않고 들여도 두드러지지 않을 때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우리의 마음을 증득해서 오신통에서 벗어나 자유자재권을 얻은 사람의 말이 아니라면 타의에 의해서 보게 된 것을 가지고 예언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예언은 마음 도리를 공부하는 사람이 알았다 하면 무효가 되는 거죠. 이 뜻을 잘 새겨야 됩니다. 마음 도리 공부하는 사람한테 알려졌다 하면 무효가 되는 거라구요.   어떤 사람이 구름을 타고 다니면서 온갖 일을 다 하는데 어느 스님이 가만히 보니까 구름을 타고 나가서 못된 짓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구름을 타고 가는 놈을 막아서 못 가게 만들었죠. 그와 같이 들키면 그건 무효입니다. 멸망한다고 한 지 벌써 제가 알기로도 몇 번이나 지나갔습니다. 멸망을 해서도 안 되구요. 우리가 순조롭게 살 수 있는데 왜 순조롭게 살 연구는 안 합니까.   지구의 지형이 벌어졌다가 오므라졌다가 다시 방향이 바뀌어 변경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죠? 지구가 변경이 되는 것도 순조롭게 잘 리드해 나간다면 걱정이 없는 겁니다. 그렇게 움직이는 것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흙도 살아 있고 물도 살아 있고 돌도 다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멸망이라는 말 자체가 거기에 붙지 않습니다.   지수화풍이 전부 불종자인데 어떻게 멸망이 됩니까? 애당초에 지수화풍이 있기 때문에 생명이 생기고 진화되어 사람까지 왔습니다. 그 바탕이 없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멸망이 됩니까?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마음 공부하는 분들의 넓고 지혜로운 마음들이 필요합니다.   ... 1995년 12월 17일 법문 중에서 < 회보 9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