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들이 자유인의 모습이라면, 얼른 쉽게 염주알로 비유한다면 삼천은 줄이고 대천세계는 알입니다. 모든 걸 종합해서 염주알이라고 표현을 해봅시다.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마치 줄이 있기 때문에 알이 생긴 거와 같습니다. 줄이 없는데 무슨 알이 생기겠습니까? 줄이 있기 때문에 염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인간도 정자 난자가 한데 합쳐져서 몸을 빌어 이렇게 탄생하였는데, 형성된 이 자체가 사람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바로 알을 꿴 줄처럼 본래 정신계와 물질계가 함유되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정신계는 한번도 생각해 보는 일이 없고 물질계에만 끄달려서 먹고 사는 데만 연연하고 있습니다. 먹고 사는 거야 인생이 태어났으면 산 입에 거미줄 치겠습니까? 먹고 사는 거야 어떡하든 못 먹고 살까요? 움죽거리면 먹고 사는 건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건지 또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마음은 체가 없어서 이 우주를 싸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염주알이 자기인줄 알고 염주 줄은 통 믿질 않아요. 왜 염주 꿴 줄을 믿지 않습니까? 따로따로라면 염주줄은 보이지 않으니까 무효고 염주알은 꿰지 않아 무효입니다. 그러나 이미 염주알을 꿰었기 때문에, 즉 사람이기 때문에 인정하는 겁니다. 부처도 인정을 하고 종교도 인정을 하고 세상도 인정을 하고 세계도 인정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뭡니까? 알이 줄을 믿지 않다니요. 그것을 쥐고 말입니다. 이 지구 자체도 섬입니다, 섬! 마음의 줄에 꿰어서 돌아가는 섬 말입니다. 모두가 꿰어서 돌아갑니다. 우리들 생명의 모든 에너지와 더불어 물과 바람, 공기 모두가 한데 함유돼서 태양계로나 은하계로 통솔을 하면서 함께 돌아가는 이 이치가 바로 염주알 같다 이 소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개별적인 한 줄인 줄 알고 있는 겁니다.   항상 말을 하죠? 인간의 근본이 우주에 직결이 돼 있고 이 세상은 모두 인간의 마음에 가설이 돼 있다고요. 발전소를 세워 놓으면 이미 가설은 됐으나 우리가 진짜 전기불을 켤려면 스스로 스위치를 켜야 전기불을 켤 수가 있듯이, 본래 가설은 돼 있어도 우리가 끌어다 용도에 따라서 쓸 수 있어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주 믿지 못하는 겁니다. 기복으로 관습이 돼서 그런지 물질세계에 젖어서 그런지 관습에 매달리고 습성에 매달리고 욕심에 매달리고.   나라는 게 어디 있습니까? 모두가 공했습니다. 안과 밖이 다 공했습니다. 고정된 게 하나도 없고 쉬는 게 하나도 없고 끊어지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밤에 자면서 숨을 쉬는데 숨을 쉬는 그것도 바로 작용이자 움직임입니다. 모두가 일분 일초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진실로 믿지 못하기 때문에 알과 줄이 갈라지면 시체가 돼서 알은 없어지고 줄만 남는다는 겁니다. 사람이 살아 있다면 염주알과 줄이 같이 꿰어져 있는 것입니다. 본래 이 세상에 나올 때 염주가 돼서 나오는 겁니다. 사람으로 형성이 됐으니까 염주가 됐지 않습니까?   자기가 이 세상에 나왔으니 자기가 이 세상에 나온 게 화두지 어디 따로 화두가 있으며, 또 자기가 있으니까 상대가 있는 것이고 자기가 있으니까 자기 속에 자기가 있는 거지 어디 딴데 있겠습니까? 자기를 끌고 다니면서 자기를 형성시켰고, 과거에도 자기를 끌고 다녔고 현실에도 자기를 끌고 다니는 어떤 다른 것이 있습니까? 염주알을 염주줄을 진실코 믿어야 합니다. 그것이 자기의 영혼의 뿌리니까요.   ... 1994년 03월 20일 법문 중에서 < 회보 78호 >